인젝터 교체 비용 너무 비싼데… 클리닝 해도 시동 잘 걸릴까
제가 작년 이맘때 자동차 시동꺼짐 문제로 마음고생, 몸고생 한 거 생각하면 참 아득합니다. 중고로 산 오래된 외제차인데, 문제 한번 생기니까 수리비가 최소 백만원부터여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인젝터 문제라고 해서 2백만원 주고 교체할 뻔했는데, 결국 10만원에 해결했고 그 극적인 스토리도 이따 쓸게요. 암튼 오늘은 인젝터의 역할부터 가격, 교체를 꼭 해야 하는지, 클리닝만 해도 되는지, 제3의 방법은 없는지 다 알려드릴게요.
인젝터 뜻-인젝터 원리
인젝터(injector)는 자동차의 연료 공급을 담당하는 노즐 시스템입니다. 연료탱크에서 나온 연료를 인젝터가 고압으로 분사해주면 엔진 실린더 안쪽으로 안개처럼 연료가 분사돼 투입이 되고, 엔진이 작동하게 되는 거죠.
디젤 자동차, 가솔린 자동차 모두 인젝터가 있고요, 인젝터에 문제가 생기면 연료 분무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엔진 출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인젝터 고장 증상
1. 시동 불능
인젝터 고장 증상 대표적인 게 시동꺼짐입니다. 시동이 걸리긴 하는데 한번에 걸리지 않고 여러번 걸어야 걸리는 등 시동지연 증상도 있습니다. 연료 분무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연료압력이 부족해서 시동이 걸릴 만한 압력까지 안되는 거죠. 운행 중에 시동이 꺼지기도 합니다. 저도 겪었습니다.
2. 출력-연비 저하
시동꺼짐까지 안 가더라도, 출력과 연비가 떨어지면 인젝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계속 방치하면 시동꺼짐이 되는 거죠. 나중에 제가 해결한 방법을 적겠지만, 휘발유 차량이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인젝터 고장일 가능성이 높아요. 제 차는 디젤이어서 다른 이유들이 존재했습니다.
시동은 이상 없지만 차가 힘있게 못나가고 기름을 넣어도 너무 빨리 소진된다 싶은 정도라면, 인젝터 교체보다는 인젝터 클리닝을 먼저 해보는 게 낫습니다. 비용이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3. 차량 떨림
엔진이 떨리는 걸 엔진부조라고 하죠. 인젝터 분사구가 막히거나 고장나면 소음과 함께 엔진이 떨립니다. 인젝터는 고장이 나도 잘 표가 안 나다가 시동꺼짐 등 최악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엔진떨림이라는 표면적 증상도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인젝터 이상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시동을 걸었을 때 이상한 소리와 함께 자동차가 심하게 흔들린다, 이상한 냄새도 난다 하면 인젝터 고장을 의심할 수 있어요. 냄새는 연료가 불완전연소되면 발생합니다.
4. 배기가스 냄새
인젝터 고장으로 연료 분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가스가 누설되고, 이를 인젝터가 잘 제어해주지 못해서 밖으로 배기가스가 새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배기가스에서 냄새가 납니다.
인젝터 점검주기
인젝터도 명백한 소모품이지만 이를 잘 모르시는 분이 많으시죠. 엔진오일처럼 유명한(?) 소모품이 아니어서 운전자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거나 주기적으로 관리가 안 되는 게 사실입니다.
인젝터는 10만km에 한 번은 점검 또는 클리닝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뭐든 권장대로, 정석대로 하기는 힘들긴 하죠. 인젝터를 검사하는 과정을 보면, 스캔 기계도 써야해서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점검까진 그렇고, 고장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정비소에 가서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자동차 인젝터 가격-교체 비용
가장 궁금해하실 게 인젝터 가격일 것 같습니다. 앞서 연비와 출력이 저하된 정도면 크리닝을 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내 차가 10만 km 이상 탄 차고 명백한 인젝터 결함이 드러났다면 그럴 땐 크리닝보다는 교체를 권합니다.
인젝터는 차량에 보통 4개가 장착되고, 1개당 부품가격은 국산차 기준 25만원 전후입니다. 외제차는 당연히 더 비쌉니다. 아무리 수리비가 적게 드는 국산차여도 인젝터를 교체하려면 최소 부품값만 100만원이 드는 거죠. 여기에 공임비가 수십만원이 붙고요.
부품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재생품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생품은 개당 15만 원 정도입니다. 4개 교체하면 60만원 잡으면 되겠네요. 1개만 교체하면 안 되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어요. 4개 모두 교체해야 합니다.
실제로 정비소 가서 견적내보시면 더 비싸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가셔야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솔린 차량보다 디젤 차량이 교체비용이 훨씬 더 비싼데, 저는 디젤이고 게다가 외제차여서 250만원 견적이 나왔습니다.
인젝터 교체 작업은 공임비도 많이 드는 게, 간단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업범위가 넓어서 각종 관련 부품들을 다 탈거한 후 교체 후 다시 부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꼭 두 군데 이상 견적을 받아보시고 결정하세요. 정비소마다 가격이 꽤 차이가 큽니다. 저는 4군데 전화해서 물었어요.
인젝터 클리닝 비용-주기
자, 그럼 클리닝 비용도 한번 알아볼게요. 일단 왜 클리닝을 하는지 원리를 설명드릴게요. 우리가 차를 몰면 카본이라고 부르는 매연 찌꺼기 같은 물질이 인젝터 안에 붙어서 쌓입니다. 한마디로 시커먼 때가 끼는 거죠. 이걸 제거해주는 게 인젝터 클리닝입니다.
카본을 제거해주면 연료 분사가 원활해지고, 인젝터가 제 기능을 회복하게 되죠. 단, 인젝터 자체 고장이 아니라, 단지 카본 때가 낀 경우만 이게 통하겠죠. 카본이 누적되면 인젝터 고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쩌면 클리닝이 고장을 막는 예방법이기도 합니다.
카본 제거로 연료 분사를 다시 안개처럼 미세하게 해주는 클리닝 작업은 주기적으로 해주면 좋긴 합니다. 하지만 클리닝이란 게 교체보다는 비용이 저렴한 것이지, 그닥 저렴하지 않습니다.
인젝터 클리닝 비용은 국산차 기준 15만 원에서 40만 원 사이입니다. 하지만 차량을 오픈했을 때 상태에 따라 작업 범위가 더 넓어질 수도 있어서 비용이 추가될 수 있죠. 외제차여서 그런지 저는 80만원 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중고 외제차는 정말…)
인젝터 클리닝은 2~3년 또는 4만km 주기로 해주시면 좋습니다. 저라면,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 먼저 클리닝을 해보고 안 되면 인젝터 교체를 할 것 같습니다. 단, 클리닝 비용을 저렴하게 하는 곳을 찾지 못했을 시, 차라리 교체를 할 것 같고요. 아니면, 솔직히 그럴 땐 중고로 차를 파는 것도 생각합니다.
인젝터교체 없이 연료필터 교체로 250아낌
그럼, 글 초반에 약속드린 대로 제3의 방법으로 돈 아낀 제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저의 경우는 시동이 걸리긴 하는데 1분도 안 돼서 꺼져버렸어요. 운 좋게 도로까지 나간다 해도 저속주행 혹은 신호받고 정차하면 시동이 꺼져버리고요. 다시 켜면 또 켜지긴 해요. 근데 또 꺼지고. 뒤에서 엄청 빵빵대고.
보험사 출동 불러서 견인해서 정비소 갔는데 DPF 클리닝(디젤 차량에 해당), 인젝터 클리닝 해보자고 하면서 총 120만원 부르더라고요. 보험사 견인 기사님이 자기 아는 곳으로 가야한다고 막 설득해서 갔더니만… 말 안해도 무슨 상황인지 아시겠죠?
짜증나서 다시 견인 불러서 집에 갔다가, 다음날 다시 견인 불러서 제가 알아봐둔 정비소로 갔죠. 근데 거기서는 인젝터 교체해야 한다면서 250만원 불러서 더 감당 안돼서 다시 견인 불러서 집에 오고… 총 견인을 5회 부르면서 혼자 한달간 마음고생을 했어요.
그러다가 지인 소개로 한 정비소에 갔는데, 사장님이 연료필터를 먼저 교체해보자 제안하시더라고요. 연료필터 알아보니, 어차피 3~4만km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인데 제가 지금까지 교체를 안했더라고요. 비용도 10만원 정도고 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헐…! 연료필터 교체하니까 차가 완전 멀쩡해져서 시동꺼짐 없이 잘 나가더라고요. 필터교체한 지 1년 됐는데, 여전히 문제없이 잘 타고 다닙니다. 인젝터 고장이 아니고, 단지 연료필터 교체 안해줘서 시동이 안 걸렸던 거였어요. 근데 그걸 말해주는 정비소가 거의 없었던 거죠.
국산차는 연료필터 교체 비용 8만원 이하입니다. 공임비까지 더해서요. 극적으로 250만원 아낀 제 경험담이었습니다. 단, 모든 차량에 해당되진 않을 거예요. 그치만 바로 인젝터 교체하는 것보다는 이런 기본적인 시도를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더 궁금하신 분은 연료필터 교체 썰 자세히 푼 제 포스팅 참고해주세요.
행동요령 정리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시동불능 혹은 연비저하 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행동요령 정리해볼게요.
1. 연료필터 교체한 지 3만km 지났다면, 연료필터를 교체해본다.
2. 그래도 안 되면 불스원샷 등 시중에 판매하는 연료첨가제(인젝터 클리너, 카본 제거제)를 넣어본다.(아래 링크 첨부)
3. 그래도 안 되면 정비소 가서 인젝터 클리닝을 해본다.
4. 그래도 안 되면 인젝터를 교체한다.